해마다 이른 가을이면 미술계의 화제로 떠오르는 ‘올해의 작가상(Korea Artist Prize)’의 2018년 수상자로 여성 국극을 둘러싼 연구와 조사, 분석에 기반을 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정은영 작가가 선정됐다. 이로써 정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이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과 대안을 제시할 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SBS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주최해온 ‘올해의 작가상’ 일곱 번째 수상자가 됐다. 여성 배우로만 공연하는 여성 국극은 1950년대에 대중적 인기를 누렸지만, 전통극으로도, 현대극으로도 자리 잡지 못한 채 거의 잊힌 장르. 정은영 작가는 성별 규범과 문화의 동시대성이 어떻게 인식되고 구성되는지 밝히는 중요한 민족지로서 여성 국극을 연구해왔는데, 이번 <올해의 작가상 2018> 전시에서 신작 6점을 비롯해 영상과 아카이브, 설치 등 모두 11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여성 국극 원로 배우들의 사진과 친필 액자, 공연 영상 등을 중심으로 한, 작가만의 구성이 돋보이는 ‘보류된 아카이브’라는 작품을 통해 단순한 사적 자료의 나열이 아니라 창조적 아카이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장 수잔 코터(무담 룩셈부르크 관장)는 “정은영의 시도가 현대미술의 형태를 빌려 사라져가는 전통 예술을 다룬다는 점, 그리고 성 정체성이라는 화두를 무대 형식의 예술로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라고 평했다. 올해의 작가상 2018 후보로는 구민자, 정재호, 옥인콜렉티브 등이 함께 올랐으며, 이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11월 25일까지 열린다. 최종 수상자인 정은영 작가는 내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에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