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rafine Mac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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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 2018

에디터 권유진

불가리는 올해에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두께 3.95mm의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오토매틱 시계 신기록을 다시 한번 수립하며 네 번째 월드 레코드를 갱신한 것.

여성 주얼리 워치메이킹 제작 1백 주년도 함께 기념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여성 신제품을 내놓으며 브랜드의 저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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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기록 탈환한 옥토 피니씨모
벌써 네 번째 세계 신기록이다. 3.95mm 두께의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 시계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시계’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월드 레코드를 기록한 불가리지만, 이번 바젤월드에서 더 큰 화제가 되었다. 올해 초 또 다른 워치 페어인 SIHH에서 피아제가 4.33mm 두께의 시계를 공개하며 가장 얇은 오토매틱 시계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혹자는 한동안 잠잠했던 울트라-신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고도 했고, 혹자는 불가리가 올해에 세계 신기록을 다시 세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는 등 수많은 워치 관계자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결과는 불가리의 승. 심지어 스켈레톤 투르비용 모델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옥토 피니씨모 투르비용 오토매틱’은 세 가지 모델을 조합했다. ‘옥토 피니씨모 스켈레톤’, ‘옥토 피니씨모 뚜르비용’,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 케이스 포함 두께가 3.95mm이고 칼리버 BVL 288의 두께는 단 1.95mm다. 마이크로 로터 타입이 아닌 페리페럴(peripheral, 가장자리를 회전하며 충전하는 것) 타입의 로터 설계를 적용한 셀프와인딩이 가능한 자동 무브먼트로, 파워 리저브는 52시간이다. 50피스 한정으로 제작했다. 불가리는 2017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시계’, 2016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 시계’,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시계’에 이어 또다시 기록을 갱신하며 울트라-신 모델의 강자 자리를 확고히 했다. 모두 옥토 피니씨모 모델로 말이다. 하지만 불가리는 단순히 신기록 달성을 목표로 달려온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남성적이고 현대적인 우아함을 전하기 위해 골몰한 결과일 뿐이며, 두께는 단지 컨템퍼러리한 우아함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그 결과물을 통해 소비자가 열망하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불가리의 목표였다고 말이다. 크고 두꺼운 시계가 트렌드이던 2011년, 불편함을 굳이 감수하는 것이 아닌, 일상에서 즐겨 착용할 수 있는 멋지고 얇은 시계를 만들겠다는 욕구에서 탄생한 옥토 울트라-신 모델은 이번 바젤월드에서 다양한 옷으로 갈아입고 돌아왔다. 지난 2016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 시계 기록을 수립한 ‘옥토 피니씨모 미닛 리피터’가 블랙으로 차려입은 것이 대표적. 지난해 티타늄 소재의 뒤를 이어 카본 신 플라이(Carbon Thin Ply: CTP)로 불리는 신소재로 마감해 다이얼, 케이스, 베젤, 케이스 백까지 블랙으로 처리해 마치 중무장한 특수부대 요원 같은 강렬함을 전한다. 카본계 신소재를 사용한 데는 물론 미적인 이유도 있지만, 기존의 티타늄 케이스보다 카본 소재에서 미닛 리피터 사운드가 더욱 크게 공명하기 때문이다. 6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 서브 다이얼과 아워 마커에 틈을 낸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다. 이 모델 역시 50피스 한정이다. 지난해 바젤월드에서 첫선을 보일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워치로 월드 레코드를 갱신한 ‘옥토 피니씨모 오토매틱’이 올해는 스틸과 로즈 골드 케이스로 돌아왔다. 샌드블라스트 티타늄으로 출시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스틸과 로즈 골드 케이스 역시 전체 샌드블라스트 처리했다. 첫인상은 소재를 쉽사리 짐작할 수 없을 만큼 독특하고 차별화된 매력을 지녔다. 마감 처리의 차이만으로도 전체적인 인상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니, 금속을 다루는 불가리의 남다른 세공 기술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케이스 40mm, 파워 리저브 60시간의 자동 칼리버 BVL 138을 탑재했고,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23mm 두께의 자동 무브먼트에 케이스 전체 두께가 5.15mm에 불과한 울트라-신 사양을 그대로 유지했다. 옥토의 기록은 불가리에 있어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우아함에 대한 평가이자 기록이다. 시계 이미지와 가치에 헤리티지를 반영하는 불가리의 우아한 기록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성 주얼리 워치메이킹 1백 주년 기념 워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대담하고 관능적인 주얼리를 선보여온 불가리는 1918년 주얼리 브랜드로는 최초로 시계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짧은 워치메이킹 역사에 비해 매년 눈에 띄는 성과로 저력을 발휘하며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는 불가리가 드디어 여성 주얼리 워치메이킹 1백 주년을 맞았다. 불가리 부스 안쪽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클레오파트라>에 출연할 당시 실제 착용한 투보가스 시리즈를 비롯해 1백 년 전 커스텀 오더를 받아 제작한 시계들까지, 다양한 헤리티지 피스를 전시하며 1백 주년을 자축하는 분위기였다. 1백 주년 기념 에디션 워치도 놓칠 수 없다. 코일로 휘감은 브레이슬릿 자체의 유연함이 특징인 투보가스를 대중적인 디자인의 루체아 컬렉션과 결합해 브랜드 고유의 아이콘을 더욱 강화한 ‘루체아 투보가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투보가스 브레이슬릿으로 제작한 ‘세르펜티’ 컬렉션은 전 세계적으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한국과 중국, 중동 지역에선 여성 컬렉션 ‘루체아’의 인기가 높았다. 그런 두 컬렉션의 결합이라니! 지극히 불가리답고 상징적인 워치의 탄생이 아닐 수 없다. 사이즈는 28mm와 33mm 두 버전으로 선보이며, 28mm 버전에는 쿼츠 무브먼트인 B046 칼리버를, 33mm 버전에는 기계식 자동 칼리버 B77를 탑재해 차별화했다. 케이스 소재에 따라 스틸 혹은 스틸 & 로즈 골드, 로즈 골드 버전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브랜드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담은 시계가 루체아 투보가스라면, 여성 주얼리 워치 제작 1백 주년을 기리며 주얼리 예술과 스위스 워치메이킹 기술을 온전히 담아낸 시계는 ‘디바 피니씨마 미닛 리피터’다. 과감한 보석 세팅과 골드를 흩뿌린 옻칠 장식 다이얼, 세계에서 가장 얇은 미닛 리피터 무브먼트가 결합된 것. 다이아몬드 세팅의 참 장식으로 케이스 좌측의 레버를 올리면 현재 시각을 크리스털처럼 청명한 소리로 들을 수 있다. 직경 37mm 사이즈의 핑크 골드 케이스 전체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스위스 발레드주 르 상티에에 위치한 불가리 매뉴팩처에서 자체 개발 제작한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BVL 362를 탑재했다. 단 10피스만 한정 제작한다. 최상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피니씨모’의 여성형 ‘피니씨마’를 병기한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최상의 기술과 미학을 담아낸 불가리의 1백 주년 기념 워치는 불가리의 개성과 파워를 다시금 명확하게 각인시켰다.
문의 02-2056-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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