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ent of Leg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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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04, 2015

에디터 권유진 | photographed by park gun zoo

누구나 느낄 수 있지만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것, 눈에 보이지 않아 더 매력적인 향기를 담은 아이템이 바로 향수다. 보이진 않지만 하루 종일 내 몸에 걸쳐야 하기에 주얼리만큼이나 신중하게 골라야 하는 것 역시 향수다. 1921년 출시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샤넬 ‘N°5’ 홀리데이 컬렉션이라면 그러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무엇을 선택해도 기대 이상일 테니.


전설의 향수, 샤넬 No°5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은 다름 아닌 향수였다.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몸을 청결히 하기 위해 향나무 잎이나 줄기에서 즙을 내 몸에 바른 것이 시초였다. 절세미인 양귀비는 온천수에 용뇌향을 풀어 목욕했는데, 이때 버려진 온천물을 향수로 팔아 거부가 된 사람도 있었다. 이후 이성을 유혹하고자 하는 욕망, 향기가 나는 여인이 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은 오늘날의 향수를 만들었다. ‘향수’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샤넬의 ‘No°5(넘버 5)’일 것이다. 패션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최초의 향수이자, 여성 향수의 대명사, 그리고 1921년 출시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넘버 5’라는 단어 그 자체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특별한 향수다. “잠옷 대신 샤넬 넘버 5를 입고 잔다”고 한 메릴린 먼로의 인터뷰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해방된 미국 병사들마저도 넘버 5를 사기 위해 캉봉 매장 앞에 줄지어 밤을 지새웠다는 일화 역시 샤넬 넘버 5를 기억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마드모아젤 샤넬이 1대 조향사인 에르네스트 보에게 주문한 것은 ‘진정한 여인의 향기가 느껴지는 여자 향수’였다는 고백처럼, 샤넬 넘버 5를 수식하는 최고의 표현은 ‘가장 여성스러운 향수’가 아닐까. 가벼운 꽃향기와 더불어 은근히 관능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넘버 5는 향수의 클래식이며, 향수의 역사를 새로이 쓴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첫 번째 근거를 들자면 향수업계 최초로 합성 향료를 사용한 제품이라는 사실 때문. 갖가지 꽃이 서로 혼합되어 가벼운 향을 발산하는 알데히드(합성 향료)가 천연 향의 자극성을 감소시키고, 보다 세련되고 유혹적인 분위기로 탈바꿈시킨 것을 두고 마드무아젤 샤넬은 마치 추상적인 꽃다발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완벽한 원료 때문이다. 향료 재배의 중요성을 잘 아는 샤넬은 원료를 전 세계에서 조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재배에 나서기도 했는데, 넘버 5의 핵심 꽃인 재스민이 대표적인 예다. 최고의 향수를 얻으려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서 ‘모든 향기의 로마’로 그려진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 세계 최대의 향료 생산지이자 메카 그라스에서 재스민을 직접 생산하고 있는 것. 5대째 재스민 꽃밭을 소유하고 화약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그 지역의 가장 큰 생산자와 계약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샤넬 넘버 5 향수 35ml를 만드는 데는 무려 재스민 꽃 1천2백 송이가 필요한데, 오직 7월에서 10월 사이 약 1백 일 동안만 꽃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상의 원료를 향한 이들의 집념과 노고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샤넬은 원료 선택에서 마지막 상표 부착에 이르기까지 생산 전 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렇게 생산 전 과정을 컨트롤하는 향수 제조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샤넬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 샤넬을 두고 명불허전이라 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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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을 담은 샤넬 No°5 홀리데이 컬렉션

1921년 탄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부동의 1위를 지키며 모든 여성들의 사랑을 받아온 향수 샤넬 넘버 5가 12월을 앞두고 홀리데이 컬렉션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우선 프랑스 그라스 지역의 재스민과 5월 장미의 풍성한 향기를 진하게 담아낸 넘버 5의 정수, ‘No°5 빠르펭’은 사이즈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압도하는 225ml, 450ml 대용량 버전으로 출시된다. 코코 샤넬과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가 창조해낸 이 특별한 향수는 자신의 시그너처 향으로 삼는 마니아들을 위한 한정판으로, 오직 선주문을 통해서만 구입 가능하다. 1979년 이후 전속 조향사로 합류해 샤넬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는 자크 폴주가 완성해낸 ‘No°5 오 드 빠르펭’과 ‘No°5 오 프리미에르’는 손안에 쏙 들어오는 35ml 사이즈로 출시된다. 베이스 노트에 바닐라 향을 강조하고 톱 노트에는 시트러스 향을 가미해 오 드 투알렛보다 활기 넘치고 발랄한 느낌을 선사하는 No°5 오 드 빠르펭, 그리고 파우더리한 플로럴 부케, 청량한 공기처럼 가벼운 코모로스 일랑일랑, 평온한 정원을 가득 채운 재스민과 장미, 그리고 달콤한 바닐라와 감각적인 우디 향의 베티베르의 조화가 세련된 감성을 전하는 No°5 오 프리미에르는 넘버 5의 현대적인 재해석판이다. 수많은 여성이 소장하고 있지만 개개인의 체취와 어우러져 뿌리는 사람에 따라, 시간에 따라 수만, 수천 가지의 다른 향으로 발현됨으로써 나만의 향수가 되어주는 샤넬 넘버 5라면 아끼는 가족, 친구는 물론 자신을 위한 선물로도 손색없을 것이다.


문의 080-33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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