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ch of a M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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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07, 2015

에디터 배미진(도쿄 현지 취재)

1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도쿄에서 실험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패션계에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파노 필라티가 일본의 패브릭으로 일본 장인들과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 것. 동서양을 넘나들며 장인 정신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안한 컬렉션을 도쿄의 에르메네질도 제냐 긴자 글로벌 스토어에서 직접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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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티, 아시아 장인 정신에 찬사를 바치다
시즌마다 선보이는 패션 컬렉션이 아닌, 특별한 주제로 한시적으로 선보이는 캡슐 컬렉션은 비교적 자유롭고 실험적이다. 지난 9월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도쿄에서 펼친, 스테파노 필라티(Stefano Pilati)가 제안한 일본의 정신이 담긴 새로운 세계는 뛰어난 완성품 그 자체였다. 필라티가 직접 일본의 패브릭을 선택해 일본 장인들이 이끄는 공방과 함께 컬렉션을 완성했고, 이 컬렉션의 특이점을 강조하기 위해 개성 넘치는 일본의 아티스트 5명을 섭외했다. 배우 카세 료, 건축가 쇼헤이 시케마쓰, 미슐랭 2 스타 셰프인 자이유 하세가와, 크리에티브 디렉터 무라카미 카이에, 작곡가 겸 뮤지션 시부야 케이치로. 이 5명의 젊은 리더를 사진에 담아낸 것은 포토그래퍼 혼마 다카시. 도쿄 아만 호텔 로비에 전시된 이들의 사진은 모두 매우 실험적이다. 패션 브랜드의 행사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술적인 요소에 집중했다. 혼마 다카시는 도쿄 도심을 배경으로 자신의 초상을 담았고, 아시아 고유의 고요한 분위기를 사진과 영상으로 풀어냈다. 이탈리아의 자부심인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소재까지 개발해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패션을 구현하고자 한 스테파노 필라티의 시도는 혼마 다카시의 건조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사진과 만나 ‘새로운 리더’를 추구하는 제냐의 진보적인 스타일에 큰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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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선택부터 완성까지, 아시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담긴 캡슐 컬렉션
도쿄 아만 호텔에서 열린 이번 캡슐 컬렉션 프로젝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데님에 주목했다는 것. 수많은 초특급 브랜드에 원형의 재료, 즉 실과 원단을 공급하는 에르메네질도 제냐에서 일본산 데님에 관심을 가지고 필라티의 선을 더해 아시아에 대한 이해를 드러낸 것은 물론, 완성도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옷을 선보인 것이다. 이 옷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필라티가 참 고집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라이닝 하나, 박음질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고객을 상대로 최고 제품만을 소개하는 긴자 글로벌 스토어의 커스터머 어드바바이저(Customer Adviser)도 이번 컬렉션의 완성도에 고개를 끄덕였을 정도다. 그는 “캡슐 컬렉션 슈즈는 가죽은 이탈리아에서, 제작은 일본에서, 워싱과 마감은 다시 이탈리아에서 작업했어요. 하나의 슈즈로 완성되기 위해 이 제품이 얼마나 많은 거리를 이동했는지 상상해보십시오. 또 일본에서 생산한 원단 중 컬렉션에 사용할 몇 가지를 선택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죠. 이번 컬렉션은 일종의 실험이자 완성도에 대한 필라티의 고집을 확인시켜줍니다. 소재 전문가로서도 활동한 그의 커리어를 알 수 있는 디자인이기도 하죠”라고 이야기했다. 인상적인 데님 컬렉션부터 시즌에 관계없이 착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구성한 이번 컬렉션은 일본에서 생산한 메이드 투 오더 테일러링 수트 컬렉션을 시작으로 캐주얼 재킷과 레인 코트, 셔츠는 물론 스니커즈와 포멀 슈즈, 가방, 선글라스 등 액세서리까지 다양한 제품이 담겨 있다. 뛰어난 퀄리티의 소재, 은근한 실루엣에 매력을 느끼는 아시아인의 취향을 반영해 텍스처와 컬러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캡슐 컬렉션’ 리미티드 에디션은 일본 도쿄의 긴자와 오사카 글로벌 스토어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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