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 CULTURE ’23-24 Winter SPECIAL] Intro_다양성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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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3, 2024

글 고성연(아트+컬처 총괄 디렉터)

‘혼종의 시대’인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성이 증대되고 예전에 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도 하지만, 사실 한국은 훨씬 더 폭넓은 차원과 의미의 ‘다채로운’ 다양성에 대해서는 아직 진정한 관심이 솟아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롯데뮤지엄에서 열린 프랑스 작가 JR 개인전은 다시 한번 그런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소수자, 이민자, 난민, 빈민, 지역 갈등 같은, 비엔날레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를 미적 감각과 유머, 진솔함이 깃든 자신만의 영리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JR은 평소 좋아하던 작가라 전시가 보다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를 바랐는데, 평은 좋았지만 그리 큰 화제성을 몰고 온 것 같지 않았기에 아쉬운 마음과 교차한 생각이었습니다. 한국 사회는 다인종과 다문화가 주를 이루는 여러 나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동질성이 짙은 사회여서 그렇다는 셀프 변명 같은 걸 하면서 말이지요(물론 그 원인은 좀 더 복합적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우리는 나름 잘 살고 있는데, 혹은 우리끼리 잘 살기도 힘든데 굳이 왜 다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또 서로 다른 민족, 성별, 종교, 성 정체성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발전한 다양성이 어느덧 상식이자 선(善), 심지어 신화가 되어버렸다면서 인위적으로 다양성을 강조하다 보면 순수한 구별과 비판마저 봉쇄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 피터 우드 같은 학자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명암’이 있더라도 이슈 자체를 둘러싼 논의까지 무용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겉이든 속이든 똑같은 모습과 개성을 지닌 경우를 찾아볼 수 없는, ‘다양성’이 내재된 고등 생명체니까요. 다른 한편으로는, 다 달라 보이지만 결국은 특별히 다를 것도 없는 존재이기도 하므로 온갖 비교의 잣대를 동원해가면서 서로를 꺼림칙하게 여길 필요도 없지 않을까요? 이번 <스타일 조선일보> ‘Art+Culture’ 겨울 스페셜호에서는 다양성 논의에 있어서만큼은 때때로 가식적일지라도 적극적이고 옹호적인 태도를 지녀온 글로벌 미술계의 면면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구 자체가 여러모로 위기를 맞은 현 상황에서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에게 ‘다양성의 가치’를 조금은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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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SPE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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