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Earth, We’re briefly Gorge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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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 2022

에디터 이주이

환경문제를 기껏해야 이론적인 것, 아무리 나빠봐야 다른 누군가의 문제로만 여기진 않았는지. 지속 가능한 관행은 이미 많은 디자이너에게 일반적인 표준이 되었고, 오랫동안 고착된 비즈니스 방식을 추구하던 럭셔리 기업들도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깨끗한 길을 지향하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개념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인 만큼 기업들의 ‘진정한 실현’, 소비자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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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정하든 안 하든 관계없이, 지구는 생태학적으로 붕괴하기 일보 직전이다. UN을 비롯해 많은 언론이 기후 위기(Climate Crisis)라는 용어 대신 ‘기후 비상 사태(Climate Emergency)’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문자 그대로 정말 ‘비상사태’이기 때문. UN에 따르면, 우리가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이 약 7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탄소 배출을 규제하고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에 비해 1.5℃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막을 시간이 그만큼 남았다는 이야기.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2100년에는 지구 온도가 3~4℃가량 올라가고,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생태계 혼란과 인간 사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우리는 예상치 못한 유행병에 평범한 삶의 붕괴라는 전에는 상상하기도 힘든 일을 겪었다. 2019년 발생한 이 사건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훈을 얻기도 했다. 제품을 무분별하게 생산한 글로벌 브랜드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그들의 성공은 우리의 지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식적으로 지구를 우선시하고 지속 가능한 비전을 보이는 기업들에 관심을 보이고 우리가 보고 싶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 모두가 행동을 결심하면 생각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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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패션은 전혀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럭셔리 기업들은 패션 산업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에 책임감을 느끼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구찌는 ‘이퀼리브리엄 영향 보고서’를 통해 지구를 위한 목표와 진척 사항,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보고하고 있으며, 루이 비통 역시 2025년까지 제품 생산 및 보관에 사용되는 원재료를 100% 사회적 책임 실현 방식으로 공급하고, 2030년까지 1회용 플라스틱 사용률 0%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넬 역시 ‘미션 1.5°C’란 프로젝트 아래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50% 감소시키는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계획과 2025년까지 100% 재생 가능한 전력 목표로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깨끗한 길을 지향하는 데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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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 섬유 vs 천연 섬유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의 소재는 실용적인 옷을 제공했지만 이것들은 석유의 부산물로 지속 불가능하며, 생산 과정에서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게다가 이 섬유들을 생산하려면 많은 양의 독성 화학물질과 담수가 사용된다. 생산과 염색에 쓰이는 화학물질은 공장 주변의 공기와 토양을 오염시키는데, 규제가 잘되지 않는 옷은 특히 더 그렇다. 또 합성 의류는 버려질 때도 생분해가 되지 않는다. 재활용 해양 플라스틱으로 에코닐(Econyl)이라는 실을 만들 수 있지만, 이것 역시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킨다. 비스코스,텐셀 같은 섬유는 합성 성분과 식물성 섬유의 혼합물로 구성된다. 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이라고 홍보될 때가 많지만 생분해되지 않을뿐더러 이 섬유들 역시 생산에 에너지, 물, 나무가 많이 소모되며, 독성 화학물질도 배출된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천연은 좋고, 인조는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천연 섬유가 유발하는 환경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이나 동물의 부산물로 만든 섬유를 ‘천연적’이라고 한다. 가장 흔한 예로 면, 리넨, 실크, 가죽과 울이 있다. 천연 섬유는 미세 플라스틱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마지막에는 생분해된다. 또 보통은 항균성이며 더울 때나 추울 때 체온을 적절하게 조절해주어 땀이 덜 나게 한다. 이는 합성섬유처럼 자주 세탁할 필요가 없어 물과 에너지를 아끼게 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래도 천연 섬유를 둘러싼 특정한 환경문제가 존재한다. 윤리적 선택에는 종종 더 큰 결과가 따르지 않나. 작물을 키우기 위해 상상 이상의 살충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많은 물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이럴 땐 국제 유기농 섬유 기준(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을 살펴보면 좋다. 온도 조절이나 항균성 등 여러 이점이 많은 울의 이면을 살펴보면, 값싼 울은 주로 동물 학대가 만연한 농장에서 생산된 것이다. 윤리적인 울을 구하려면 ‘책임감 있는 울 기준(Responsible Wool Standard)이 좋은 선택 기준이 될 것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퍼 프리’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비건 가죽은 진짜 가죽보다 친환경적일까?

‘비건 가죽’은 괜찮은 대체품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사실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플레더(Pleather)라고도 알려진 이것은 애초부터 윤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가죽의 값싼 대체품으로 고안된 것이었다. 여기에는 동물성 생산물이 포함되지 않지만 환경에는 최악이다. 대부분 비건 가죽은 폴리우레탄(PU)이나 폴리비닐 클로라이드(PVC)를 이용해 만드는데, 사실 두 가지 모두 가죽 같은 물질로 바꾸기 위해서는 복잡한 유독성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하는 ‘플라스틱’이다. 게다가 생분해도 되지 않은 ‘합성 물질’인 셈이다. 이에 버섯, 사과, 루바브 등으로 만든 과일 및 식물 유래 비건 가죽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인조가죽에 비해 환경에 영향을 덜 미치기도 하니까. 보통은 육류와 유제품의 부산물로서 진짜 가죽은 비건 가죽보다 더 오래가고, 생분해된다는 이점도 있다. 이는 당신의 가치관과 환경문제 중 어떤 것을 우선해서 고려하는지에 달려 있다. 버려질 뻔한 자투리 가죽으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에르메스는 쁘띠 아쉬라는 이름의 컬렉션을 통해 공방에서 제품을 만들고 남은 가죽, 실크, 크리스털 등으로 유일무이한 아이템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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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얼리에도 친환경적인 대안이 있을까?

다이아몬드와 금 등 주얼리에 사용되는 주원료가 천연자원이기에 친환경적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지속 가능한 관점에서 중요한 점은 바로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다. 귀금속 채굴 시에는 대부분 유해한 추출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산림 파괴와 토양 및 공기 오염이 발생하고 야생 생물에게 많은 해를 끼친다고 한다. 더구나 이 산업은 인권과 관련해서도 끔찍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급망이 투명하지 않은 원석을 조심해야 한다. 공정 무역 또는 윤리적으로 채굴했음을 보증하는 공정 채굴(Fairmined) 인증을 받은 것들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티파니는 다이아몬드 공급망의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중에서 유일하게 전 세계 다섯 곳에 다이아몬드 폴리싱 워크숍을 소유 및 운영 중이다. 바로 이곳에서 1천5백 명에 달하는 티파니 장인들이 캐럿의 중량뿐 아니라 원석의 광채, 빛 분산, 섬광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고의 커팅 방식을 고수한다. 또 보다 책임감 있는 채굴 방식으로 조달한 원석을 사용한다. 주얼리업계에서 지속 가능성을 주도하는 주얼러로 불가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월 1일 불가리는 브랜드의 전체 주얼리 라인을 인증된 공급처에서 공급받은 금으로 제작한다는 내용을 공표한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주얼리 브랜드가 되었다. 이를 통해 내부 및 공급업체의 생산과 공급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금 제조 이력과 유통 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스템 확보에 대한 불가리의 책임감과 윤리, 환경을 고려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스위스 워치메이킹의 미래를 이끄는 선구적인 브랜드 제니스 역시 지속 가능성 및 책임 있는 공급을 고려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세스와 제품을 최적화하는 등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VMH 산하의 스타트업 기업인 노나 소스(Nona Sourc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니스는 LVMH 패션 & 가죽 브랜드의 화려한 여분 패브릭을 데피 미드나잇 컬렉션에 적용한 특별한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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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Y

뷰티업계는 대호황이지만 환경적 영향 면에서는 그리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다. 친환경적으로 변모한다는 것은 곧 지속 불가능한 재료와 과도한 포장을 줄인다는 것이다. 보다 지속 가능한 스킨케어 루틴을 위해서는 두 가지를 고려하면 된다. 제품에 함유된 재료와 그 모든 것을 담은 포장재가 바로 그것이다.


아름다움이 지구에 해가 되지 않도록

우리 몸과 환경을 고려한다면 익히 알고 있겠지만 파라벤류와 라우릴황산나트륨, 디엔타올아민을 비롯해 호르몬 불균형을 야기하는 기타 보존제들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졌다. 여기에 선크림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다시피 하는 옥시벤존 같은 화학물질이 바다에 흘러 들어가 미생물을 파괴하고, 먹이사슬을 따라 이동해 해양 생명체의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며 그들의 서식지인 산호까지 파괴하기에 이르렀다. 팔라우와 하와이는 옥시벤존이 함유된 선크림 사용을 금지시킨 지 오래. 그뿐만 아니라 스킨케어업계는 재활용이 어려운 병과 패키지를 배출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포장만이 문제가 아니다. EU를 비롯해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은 스킨케어 제품의 동물실험을 금지했지만, 아직도 시행하는 곳이 많으므로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그러한 실험에 동참하지는 않는지 확인해보자. ‘아름다운 것을 만들기 위해 고통받는 이들이 없을 때, 그것은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크루얼티 프리 뷰티 정책을 실현하고 있는 대표 브랜드 르 라보의 외침처럼. 클린 뷰티의 대표 주자는 샹테카이다. 프탈레이트, 인공 색소, 유전자 변형 성분, 인공향, 동물실험 등 아홉 가지 NO 프로젝트를 밝히며, 피부 자극은 물론 건강한 삶을 위협할 수 있는 각종 유해 성분을 사용하지 않으며, 제품 테스트라는 명목하에 어떠한 불필요한 동물실험도 진행하지 않는다. 지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샹테카이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환경보호를 위한 필란트로피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나 식물을 섀도 혹은 립스틱 패키지에 담아 출시하고 판매 수익금 일부를 해당 단체에 기부했다. 랑콤은 글로벌 지속 가능성 프로그램인 ‘캐링 투게더 포 어 해피어 투모로우’를 론칭했다. 그라스와 프랑스 남부 발랑송에서 제품에 사용되는 장미를 재배하는데, 랑콤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에 사용하는 장미를 2025년까지 모든 장미를 유기농으로 재배하겠다고 밝혔다. 그중 60%는 프랑스에서 재배해 생산지에서 받는 운송 영향까지 제한할 예정이라고. 겔랑은 지속 가능한 패키징 제작뿐 아니라, 석탄을 사용하지 않고 비트 뿌리에서 추출한 식물성 알코올이 함유된 친환경 향수, CSR 원칙을 준수하는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제품 생산 및 해상 운송 실천 등을 비롯해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위한 공정을 혁신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키징

리필 형태의 지속 가능한 패키징은 어느새 뷰티업계의 주요 지속 가능성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생분해되거나 재활용할 수 있는 유리병을 사용하기도 하고 포장이 아예 필요 없는 제품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아직까지 주된 방법은 리필이다. 앞장서서 지속적으로 주도해온 브랜드로는 라프레리와 디올, 랑콤, 에르메스와 샤넬 등이 있다. 일회용 비닐봉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사용을 피하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 대안을 더 자세히 들어다보면 문제가 좀 더 복잡하다. 쇼핑백의 친환경 정도를 결정하려면, 전체 수명 주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생산에 사용되는 자원들, 제조 시 소모되는 에너지의 양, 사용 기간, 재활용 가능성, 폐기 시 무엇으로 분해되는가 하는 문제 등이다. 많은 브랜드가 종이봉투로 포장을 대체했지만, 사실 종이봉투는 비닐봉투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의 4배를 소모한다고. 비닐보다 무거워서 운송 시 배출량도 더 많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된 나무로 만들지 않는 이상 산림 파괴로 이어진다. 모든 요소를 고려할 때, 종이봉투는 지속 가능한 나무로 만들어지고, 네 번 이상 사용될 때만 비닐보다 친환경적이다. 반면 면 토트백(일명 에코 백으로 불리는)은 생산 시 사용되는 자원과 에너지 측면에서 비닐보다 더 효율적이려면 1백30회 이상 사용해야 한다. 장점은 면 같은 천연 섬유로 만든 가방은 버려졌을 때 오염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 여기서는 최근 뷰티 라인을 론칭한 발렌티노 뷰티의 행보를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다. 리필 가능한 패키징과 최소한의 포장, 그리고 환경을 고려한 재사용 코튼 소재로 제작한 토트백 포장 등 책임 있는 소비 모델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소비가 결국 우리에게 착한 환경으로 돌아오는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현명하고 열린 소비자의 시선을 의식해서 ‘그린 워싱’ 같이 환경에 더 해로운 활동을 숨긴 채 일부 활동을 환경적으로 유익하다고 홍보하는 것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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