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S/S Trend Report for women &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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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06, 2024

에디터 윤자경 | 어시스턴트 신정임,김보민

이보다 더 풍성하고 다채로울 수 있을까. 파일럿과 농부가 입을 법한 유니폼에서 영감받은 룩을 비롯해 모범생 룩인 일명 긱 시크 룩, 여성 쇼에서 두각을 드러낸 남성 테일러링 디테일과 이와 반대로 남성 쇼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유려한 실루엣까지, 2024 S/S 트렌드 하이라이트를 소개한다.

Trend 1_ New Generation Workers

(왼쪽)New Generation Workers_MAX MARA

(오른쪽)New Generation Workers_SAINT LAURENT

매해 컬렉션에 빠짐없이 등장했던 비즈니스 룩. 이번 시즌에는 항공, 농업 등 더욱 발전되고 디테일하게 표현된 기술자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룩을 대거 선보였다. 막스마라에서는 1940년대 여성 농업인이 워크 웨어로 입었던 오버올에 수납성 높은 빅 사이즈 포켓과 견고한 스티치를 더했다. 또 생 로랑 컬렉션에서는 파일럿을 연상시키는 가죽 보닛과 변주된 에이비에이터 선글라스, 그리고 커다란 포켓을 더한 모노톤의 점프수트까지, 유니폼을 연상시키는 피스에 고유의 관능미를 더했다.
Trend 2_ Ever Changing Fringe
Ever Changing Fringe_VALENTINO

프린지에 비즈를 하나하나 엮어 움직일 때마다 화려함을 선사하는 구찌의 아우터부터 메탈릭 실버 프린지를 더해 도회적인 무드를 선사하는 프라다의 스커트, 그리고 새하얀 원피스에 사선 블랙 롱 프린지로 우아한 포인트를 준 페라가모 룩, 톱 전체를 곡선의 형태로 디테일의 프린지를 가미한 발렌티노까지. 이번 2024 S/S 시즌을 대표하는 디테일은 바로 ‘과감해진 프린지’다. 그동안 컬렉션에서 프린지 장식이라는 키워드가 수없이 언급되었지만, 특히 이번 시즌에는 비즈나 메탈로 장식하거나, 컬러풀한 원사를 사용해 소재를 꽤 근사하게 변주했다. 버버리는 무릎까지 사선으로 떨어지는 니트 원피스에 같은 원사로 목부터 길게 늘어뜨린 프린지로 완성해 관능적이면서도 입체적인 룩을 선보였다.


Trend 3_ Micro Skirt

Micro Skirt_BALLY
치마 길이가 한층 짧아졌다. 무릎 위로 오는 길이는 기본이거니와 속옷을 아슬아슬하게 가릴 정도로 짧은 길이까지 등장한 것. 심플하고 현대적인 무드의 구찌 레더 스커트와 니트, 그리고 볼드한 네크리스의 조화는 일상에서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스타일링이다. 반면 치마에 주름 디테일을 더해 퐁실퐁실 구름 같은 실루엣을 연출한 미우미우 스커트와 발리 룩이 이번 미니스커트에서 빠질 수 없는 키 룩이다. 디스퀘어드 컬렉션에서는 여성용 테니스 스커트에서 영감받아 화려한 진주 목걸이, 더블브레스트 재킷, 그리고 메탈 스트랩을 매치해 화려한 마이크로 스커트 룩을 완성했다.
Trend 4_ I’m a Maximalist
I’m a Maximalist_MIU MIU

2024 S/S 컬렉션의 백 키워드는 ‘보부상 코어’로 정의된다. 봇짐을 가지고 다니는 행상처럼 런웨이 위 모델들은 오버사이즈 백 안에 일상적인 물건을 가득 담아 등장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보테가 베네타. 오버사이즈 바스켓 우븐 인트레치아토 백이나 거대한 더플 백 속에 이전 시즌에 선보였던 옷이나 돌돌 말린 신문을 마구 넣었는데, 어수선해 보이든 말든 그 자체로 ‘멋’이다. 또 미우미우에는 일상적인 소지품을 가득 담은 백에 키 링과 체인 장식 네임 태그까지 달아 맥시멀리스트의 가방으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이번 백 트렌드로 SNS를 가득 채운 해시태그 #백꾸(백 꾸미기)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Trend 5_ Man in Woman

(왼쪽)Man in Woman_DOLCE & GABBANA

(오른쪽)Man in Woman_MOSCHINO

여성만의 매혹적인 제스처와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아이러니하게 남성 테일러링 실루엣과 디테일을 활용했다. 톰 포드에서는 남성복 쇼의 전유물이라 여겨온 무결점 수트, 쇼츠와 매치한 정교한 블레이저 룩을 선보이며 맨 테일러링을 유연하게 변형했다. 돌체앤가바나 역시 강인하고 도발적인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오히려 클래식하고 타임리스한 시칠리아 테일러링을 연상시키는 핀스트라이프 패턴을 선택했다. 패션에서 남녀 간의 경계를 허무는 젠더리스 트렌드를 넘어 남성적 요소를 활용해 여성의 고아한 강인함을 보여준 것이다.
Trend 6_ Higher and Higher
Higher and Higher_LOEWE

짧았다가 길어졌다가, 혹은 실종되거나, 늘 예측할 수 없는 하의 패션의 트렌드. 이번 2024 S/S 하의는 ‘울트라 하이웨이스트’다. 로에베의 쇼에서는 모델들이 허리 위로 끌어올린 팬츠의 주머니에 손을 무심하게 찔러 넣고 런웨이를걸었다. 릭 오웬스는 허리 위부터 시작해 허리를 잘록하게 잡아주고 바닥에 끌릴 정도의 롱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선보였고, 생 로랑은 하늘거리고 넉넉한 핏의 상의에 에지를 부여하는 하이웨이스트 플루트 팬츠를 매치한 관능적인 룩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쇼핑 리스트에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추가해 길고 긴 다리를 더 자신 있게 뽐내볼 것.

Trend 7_ For Elegant Attitude

For Elegant Attitude_PRADA
실루엣을 잘 캐치하는 것이야말로 트렌드에 가장 가까워지는 방법. 이번 남성의 상의는 둥글고 과장된 숄더 재킷이나 플레어한 턱시도 재킷, 손이 보이지 않을 만큼 소매가 긴 풀오버와 같은 룩이 자주 포착되었는데, 곡선의 형태에 집중한 듯하다. 어깨 부분부터 부드럽게 흘러내려 슬리브까지 간결하고 길게 뻗은 상의를 선보인 드리스 반 노튼, 더욱 길어지고 대담한 사이즈의 돌체앤가바나 화이트 코트, 어깨선부터 튜브처럼 풍성한 소맷단을 강조한 프라다의 셔츠, 그리고 몸을 따라 직선으로 떨어지는 유려한 실루엣의 지방시 코트까지. 예상하지 못했던 입체적인 비대칭 실루엣을 통해 남성의 우아함과 섬세함으로 이번 시즌 맨즈 런웨이를 수놓았다.
Trend 8_ Peach Fuzz Romanticism
(왼쪽)Peach Fuzz Romanticism_GIVENCHY

(오른쪽)Peach Fuzz Romanticism_FENDI

2024년 키 컬러는 핑크와 오렌지 컬러 중간 어디쯤인 듯한, 잘 익은 복숭아가 떠오르는 컬러, 피치 퍼즈. 이미 2024 S/S 맨즈 컬렉션에서 다양한 피치 퍼즈 컬러 룩이 자주 눈에 띈다. 톤 다운된 팬츠, 밝은 톤의 롱 셔츠에 브라운 슈즈와 오렌지 컬러의 백으로 마무리해 톤온톤 스타일링을 보여준 펜디, 셔츠와 코트 모두 피치 컬러를 사용한 에르메스, 수트까지 피치 퍼즈 컬러로 물들인 겐조. 민트 슈즈와 피치 퍼즈 컬러의 팬츠 조합을 보고 있으니 피치 퍼즈의 사랑스러움에 빠져들기 충분하다.

Trend 9_ Geek Chic

Geek Chic_BALLY
4대 패션 위크를 장악한 메가 트렌드가 있으니 바로 긱 시크다. 지난 시즌 미우미우에서 선보인, 모범생이 쓸 법한 촌스러운 안경이 패션 트렌드의 중심이었는데, 그 유행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 더 엉뚱하고 사랑스럽게. 괴짜를 의미하는 긱(geek)과 세련됨을 뜻하는 시크(chic)가 만나 긱 시크라는 모순적 매력이 선사하는 룩이 대거 등장했다. 빈티지 무드의 안경과 벙벙한 핏의 화이트 수트, 여기에 둥근 로퍼를 더한 겐조, 학창 시절 유행했던 일명 떡볶이 코트에 화이트 타이츠를 매치한 메종 마르지엘라, 졸업 앨범에서 볼 수 있을 듯한 빛바랜 모자와 안경으로 너드한 멋을 추가한 발리까지, ‘촌스러울수록 세련됐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Trend 10_ Animal Kingdom
Animal Kingdom_JIL SANDER

평소 시도해보지 못했던 애니멀 프린트를 자신 있게 연출해볼 수 있는 시즌이다. 생 로랑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가 만들어낸 우아한 맨즈 룩의 키포인트는 레오퍼드 프린트. 클래식한 테일러드 재킷과 간결한 드레이핑 디테일을 가미한 레오퍼드 상의가 조화를 이뤄 하우스만의 섬세하며 우아한 매력을 뽐냈다. 질 샌더는 세련되고 섬세한 화이트 룩에 파이톤 소재로 완성한 코트나 부츠를 매칭해 남성을 위한 올드 머니 룩을 보여주었다. 한편으로는 핑크, 네온 라임 컬러의 상의에 강아지나 고양이 얼굴 프린트를 넣어 애니멀 프린트는 섹시와 관능의 상징이라는 프레임을 깨고, 개성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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