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놀라운 상상력과 과감한 시도로 패션 해방구라 불리던 Y2K 시대의 패션이 돌아왔다. 오랜 기간 이어진 팬데믹으로 패션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젠지(generation Z) 세대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가장 가까운 과거이자 거침없고 화려했던 2000년대 패션을 소환하기 시작한 것. 그 시절 팝 스타인 브리트니 스피어스부터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한국의 이효리까지. 골반에 살짝 걸쳐 입는 로슬렁 진부터 배꼽을 훤히 드러낸 크롭트 톱 등 2000년대 팝 스타들이 누리던 패션에 대한 자유를 만끽하게 해주는 10가지 패션 트렌드.
trend 1_Retro Denim
S/S 시즌 빼놓을 수 없는 소재는 바로 데님이다. 이번 시즌에는 특히 데님 팬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데님에도 역시 레트로 무드를 마음껏 녹여냈기 때문. 오버사이즈의 루스한 핏을 마음껏 뽐내는 실루엣부터 1990년대 후반의 헐렁한 배기 핏, 부츠 컷 데님까지. 남성 컬렉션에서는 그 시절 유행했던 일명 ‘찢청(찢어진 청바지)’과 화려한 프린팅, 소재의 믹스로 다양한 변형을 준 레트로 무드의 데님을 선보였다. Retro Denim _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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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2_Oversized Trousers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분위기를 가장 강력하게 담은 루스한 핏의 팬츠가 거의 모든 남녀 컬렉션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걷는 것이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오버사이즈여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 상의는 최대한 짧게 연출해야 하며 배꼽이 살짝 보이는 크롭트 기장이라면 더욱 좋다. 프라다 남성 컬렉션을 포함한 보테가 베네타, 드리스 반 노튼까지 이 트렌드에 합류했다. 스키니나 스트레이트 핏 팬츠는 잠시 넣어둘 것. Oversized Trousers _ Bottega Ve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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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3_Shirts Variation
이번 시즌 가장 독특한 점은 셔츠에 다양한 변주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미우미우 같은 여성 쇼에서도 S/S 컬렉션에서 보기 힘든 셔츠를 반 이상을 과감하게 도려내 색다른 무드를 연출했다. 일상복이나 워크 웨어로도 활용하기 좋은 남성 셔츠도 마찬가지. 평범한 화이트 셔츠에 과감한 프린팅을 넣은 디올 옴므나 셔츠의 깃을 변형하고 비비드한 컬러감을 준 발렌티노 남성 컬렉션의 셔츠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평범한 워크 웨어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좋은 팁이 될 듯. Shirts Variation _ DIOR HOM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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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4_Pattern Play
과감한 패턴 플레이가 유독 돋보이는 이번 남성 컬렉션 쇼. 디올 옴므에서는 아티스트의 작업을 프린팅으로 녹여 아트 피스 같은 의상을 선보였으며, 페라가모에서는 호랑이 무늬 패턴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에르메스 남성 컬렉션 역시 니트에 독특한 프린팅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다.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아트 작품과 화려한 프린팅으로 꽉 채운 의상이 돋보이며 남성들 역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팬데믹의 답답함을 과감한 패턴 플레이로 해소하려는 욕구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고자 하는 젠지(generation Z) 세대의 표현력을 반영한다. Pattern Play _ Versace by Fendi |
trend 5_Comfy Jacket
편안하고 루스한 실루엣을 연출하는 박시한 핏의 빅 재킷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재킷 하나만 걸치면 이너가 무엇이든 멀티로 즐길 수 있는 워크레저 룩이 완성된다. 재킷의 실루엣 또한 2000년대 감성을 반영했다. 생 로랑에서는 빈티지 숍에서 볼 수 있는 재킷 스타일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샤넬 역시 어깨선을 완벽히 넘어서고 허벅지까지 떨어지는 오버사이즈 재킷을 선보였다. 각 잡힌 파워 숄더든 어깨를 타고 흘러내리는 오버 핏이든 빅 재킷 하나면 스타일리시한 룩이 완성된다. 좌: Comfy Jacket _ AMI / 우: Comfy Jacket _ SAINT LAU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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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6_Low-rise
일명 ‘골반 바지’라 불리던 팬츠 스타일이 도래했다. 간신히 골반에 걸친 듯 연출하고 상의는 가능한 한 짧게 연출해 배의 상당 부분을 노출하는 것. 잘록한 허리 라인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초창기 의상을 떠올리게 한다. 스타일리스트 로타 볼코바가 합류한 미우미우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가슴 밑까지 싹뚝 잘라버린 과감한 크롭트 재킷과 셔츠에 치골이 드러나는 하의를 매치했다. 클래식하고 단정한 룩에 허리선을 훤히 드러낸 반전 매력으로 올 S/S 컬렉션에서 단연 이슈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Low-rise _ MIU M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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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7_Go Cargo
2000년대를 휩쓴 Y2K의 대표 패션 아이템 카고 팬츠가 돌아왔다. 화물선이란 뜻의 ‘카고’는 원래 화물선 승무원들이 작업용으로 입던 바지로 양옆에 커다란 플랩이 달린 패치 포켓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상의는 짧고 미니멀하게, 하의는 펑퍼짐하고 크게 입는 이번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것. 최근 벨라 하디드와 카일리 제너 등 다양한 셀럽이 카고 팬츠에 매치한 룩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디올, 돌체앤가바나, 에르메스, 루이 비통까지 많은 쇼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소재로 재해석한 카고 팬츠를 선보였다. 좌: Go Cargo _ TOM FORD / 우: Go Cargo _ DSQUARE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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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8_Micro Mini
미니스커트는 1960~70년대 엄격한 사회 분위기에 맞서는 젊은이들의 반항 정신을 상징한다. 이와 같이 불안정한 시대에 대한 반항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에 찬 도전 정신을 반영한 미니스커트 스타일이 다시 등장했다. 다리를 최대한 많이 드러내 더 과감한 스타일을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 테일로 드라마틱함을 더한 프라다부터 허벅지와 배를 과감하게 드러낸 미우미우와 같은 여성 컬렉션뿐 아니라 남성 컬렉션의 반바지 역시 무릎 위를 훨씬 벗어난 길이가 돋보인다. 좌: Micro Mini _ PRADA / 우: Micro Mini _ Salvatore Ferrag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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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9_Cut Out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언급되어온 컷아웃 트렌드가 이번 시즌 조금 더 과감하게 확장되었다. 원형으로 가슴 부위나 허벅지를 과감하게 자른 버버리부터 사선 커팅으로 허리 라인을 강조한 샤넬과 돌체앤가바나까지, 다양한 컷아웃 디테일을 보는 재미가 있다. 남성 컬렉션 역시 예외는 아니다. 릭 오웬스와 버버리, 로에베 등 패턴 대신 컷아웃으로 포인트를 주어 평범한 룩에 재미를 더한다. Cut Out _ Bur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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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10_Back in Athleisure
집이 짐(gym)이 되고 일과 레저의 경계가 무너진 지 오래. 이에 한동안 주춤했던 애슬레저 룩이 또 다른 느낌으로 재해석되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처럼 일상복으로 활용 가능한 운동복이라는 느낌보다는 방금 전까지 레슬링 경기장에 있다 바로 나온 듯한 스포츠 룩의 느낌을 더 과하게 담았다. 운동 시에나 착용하는 헤어밴드를 하고 빅 백에 요가 매트가 들어 있는 모습으로 지금 막 짐에서 나온 듯한 룩을 보여준 에트로 컬렉션이 대표적. Back in Athleisure _ 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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