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실루엣과 여유로운 애티튜드로 부드러운 남성성을 어필한 이번 시즌. 실험적인 접근은 뒤로하고, 의복 본연의 본질에 집중한 듯 보인다. 일상성이 강조되면서 시각적으로 화려하거나 장식적인 요소는 다소 감소한 경향을 보이는데, 기하학적 모티브 혹은 컬러 블로킹을 활용한 정도다. 드레싱 가운이나 폴로 셔츠 등 실용적인 아이템이 강세를 이루며, 스타일링에 여지를 두기보다는 정성스럽게 만든 아이템 하나하나가 스타일에 완성도를 더한다.
trend 1_Refined Casual
고민 없이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스타일을 선호하면서도 말쑥한 인상을 놓치고 싶지 않은 이들이라면 ‘폴로 셔츠’를 눈여겨볼 것. 1920년대 테니스 코트에서 선수들이 운동복으로 착용한 아이템으로, 2021년에는 캐주얼한 모습으로 바뀌어 수트와의 페어링을 선보이고 있다. 포인트 칼라나 플래켓 등 클래식 셔츠의 필수 요소를 유지하면서도 주름 없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것이 니트 폴로 셔츠의 매력. 부드러운 균형감을 바탕으로 기분 좋은 착용함을 선사하는 아이템은 그레이나 진녹색, 샌디 컬러 등 섬세하게 조절된 고급스러운 톤을 통해 TPO 구분 없이 활용하기 쉽도록 전개된다. 좌: Refined Casual_ERMENEGILDO ZEGNA / 우: Refined Casual_HERMÈ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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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2_Play Baseball
외국 하이틴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과잠’으로 통용되는 야구 점퍼가 남성복 컬렉션에 미묘하게 스며들었다. 이에 따라 볼캡(야구 모자)이 버킷 햇 트렌드를 추월하고, 스니커즈와 함께 주요 스트리트 웨어 아이템이 되었다. 코튼 캔버스와 저지 등 실용적인 소재의 점퍼를 저지 슬랙스, 데님같이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아이템과 매치해 호탕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캠퍼스 분위기를 형성하는 각양각색의 엠블럼으로 하우스의 상징적인 면모를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Play Baseball_BUR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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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3_Leather Obsession
가죽 소재의 활약은 이번 시즌에도 계속된다. 다소 정제된 스타일을 요하는데, 디테일은 최대한 덜어내고 가죽 자체의 강렬한 매력과 오버사이즈 실루엣으로 도회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디자이너마다 제각각 특유의 실루엣과 디테일을 조합해 고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 프라다에서는 더블 버튼으로 ‘각’ 없이 일자로 떨어지는 미니멀한 디자인이, 펜디에서는 발목을 덮을 듯 길게 늘어진 롱 실루엣이 주를 이뤘다. 레이어링은 최대한 자제하고, 가죽 코트만으로 룩에 긴장감을 주는 방식이 이들의 공통분모다. Leather Obsession_PR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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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4_City Slope
이번 겨울엔 설원을 맘껏 달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도 될까? 지방시, 돌체앤가바나, 오프화이트 쇼에서는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슬로프에서 칼바람에 맞설 준비를 끝낸 위풍당당한 룩이 모습을 드러냈다. 울트라 패딩 재킷, 다운 필링 작업복 바지 등 실제 기능성 원단으로 구현한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이라면 설령 도시에 머물러야만 한다 해도, 알프스 설원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스키 웨어와 함께 고글, 머리를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바라클라바(복면)도 매치해 한겨울 정취를 만끽해보자. City Slope_DOLCE & GABB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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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5_Dressing Gown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기온 속에서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겨울 코트 트렌드는 ‘목욕 가운’으로 요약할 수 있다. 데이 웨어에 라운드 웨어를 걸치는 식의 일요일 아침 느긋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담은 스타일에서 기분 좋은 편안함과 자유분방한 애티튜드가 강조된다. 완벽하게 짜인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롱 & 린(long & lean)의 여유로운 실루엣이 주를 이루는데, 클래식하고 우아한 버전은 루이 비통과 에르메네질도 제냐, 톰 포드 등에서 찾아볼 수 있고, 펜디에서는 애슬레저와 결합해 패딩을 적용한 다운 재킷 형태로 보다 대담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좌: Dressing Gown_FENDI / 우: Dressing Gown_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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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6_Sandy Tone
뉴트로 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1970년대를 물들인 캐러멜 컬러가 구찌와 펜디, 아미, 르메르 등 런웨이에서 대거 포착되었다. 사파리나 사막 등에서 영감을 얻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컬러가 팔레트를 이루고, 섬세한 톤 조절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명 ‘깔맞춤’으로 모노크롬 스타일을 완성한 것이 특징. 캐시미어나 스웨이드 같은 포멀한 소재는 카디건이나 무톤 재킷같이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중화해 세미 캐주얼 룩을 제안한다. 좌: Sandy Tone_GUCCI / 우: Sandy Tone_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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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7_Skirt, Tunic & Quilt
이전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연령과 취향의 남성을 포괄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시즌은 소비자를 세분화하는 것이 강조되면서 다양성을 부각했다. 이런 경향을 대표하는 아이템으로는 치마, 퀼트, 튜닉 등이 있는데, 이들은 컬렉션의 중심에서 캐주얼 스타일부터 센슈얼한 스타일까지 폭넓게 전개되었다. 루이 비통 쇼에서 버질 아블로는 바지 위에 A라인 퀼트 스커트를 입은 다수의 모델을 무대에 세웠고, 드리스 반 노튼 쇼에서는 튜닉 스타일이 대세를 이뤘다. 퀼트나 튜닉 스커트를 입을 때는 무릎 바로 아래 길이에 이르는 여유롭고 유연한 스타일, 또는 커팅을 결합한 방식이나 주름 디테일을 살린 것을 택해 질감을 더한 스타일링을 제안한다. 좌: Skirt, Tunic & Quilt_OFF WHITE / 우: Skirt, Tunic & Quilt_LOUIS VUIT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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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8_Geometric Knitwear
혹한 속에서 포근한 온기를 유지해주는 친숙한 니트 스웨터는 일상성을 해치지 않는 범주 안에서 모티브를 새겨 넣어 활력을 더했다. 패턴이나 컬러로 포인트를 준 시각적인 스타일이 강조되는데, 프라다와 에르메스 컬렉션에서 엿볼 수 있듯 ‘지오메트릭’ 패턴이 대세다. 다채로운 컬러 블로킹으로 이루어진 대담한 패턴이 룩에 경쾌한 분위기를 불어넣고, 모헤어 크루 넥 디자인이나 가슴 중앙까지 파인 V넥 스타일로 다양한 옵션을 이룬다. 좌: Geometric Knitwear_PRADA / 우: Geometric Knitwear_HERMÈ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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