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S/S Men’s Suit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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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05, 2017

에디터 권유진 | 헤어 한지선 | 메이크업 오미영 | 모델 지현정, 박세라 | 어시스턴트 김혜인 | 스타일리스트 채한석 | photographed by bolee

매 시즌 쏟아져 나오는 남성복 트렌드에서 수트만을 위한 키워드는 없었다. 일상에서 가볍게 접목할 수 있는, 더할 건 더하고 뺄 건 뺀 실용적인 팁이 가득한 ‘2017 수트 트렌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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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1_Relaxed Formal 이번 시즌 남성 수트 트렌드의 키워드는 바로 ‘릴랙스 실루엣’이다. 여유 있는 피팅과 소재의 경량성을 살려 가벼운 것이 특징. 그렇다고 캐주얼 수트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클래식한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모던한 도시 스타일을 접목한, 럭셔리한 리조트 룩에 더 가깝다. 테일러링 수트의 정석인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선보인 룩을 보면 이해하기 빠를 것이다. 제냐는 전통적인 포멀 웨어의 규칙에서 보다 유연해진 수트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어깨 패드를 뺀, 몸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내추럴한 실루엣의 재킷과 루스한 하이웨이스트 팬츠로 마치 여름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룩을 선보인 것. 아무리 트렌드라도 위아래 모두 와이드한 실루엣이 부담스럽다면 보테가 베네타와 랄프로렌에서 제안한 룩을 눈에 익히자. 두 컬렉션 모두 팬츠는 자연스러운 볼륨을 준 통 넓은 바지를 선택한 대신 재킷은 몸에 꼭 맞게 테일러드 방식으로 재단해 중도를 지켰으니.
Trend 2_Double Button

지금, 당신의 옷장에서 잠들어 있던 더블브레스트 재킷을 다시 꺼내야 할 타이밍이다. 대부분의 남성 컬렉션에서 더블브레스트 수트를 선택할 만큼 트렌디한 키워드로 급부상했기 때문. 더블 버튼 수트를 가장 재미있게 표현한 브랜드는 바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즈바살리아를 영입한 후, 무려 99년 만에 남성 런웨이 쇼를 재개한 발렌시아가다. 그의 영향이었을까? 영국의 비스코프 브랜드 이타우츠를 포함한 발렌티노, 돌체앤가바나에서도 박시한 실루엣에 숄더의 형태가 잡힌 더블 버튼 스타일을 내놓았다. 이들처럼 더블 버튼 수트를 가장 멋스럽게 스타일링하기 위해선 골반에서 힙 라인은 넉넉하지만 점점 좁아지는 배기 실루엣 팬츠가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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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3_Cropped & Rolled-up 

캐주얼 팬츠는 물론 정장 팬츠 역시 발목이 살짝 보이는 길이로 입는 것이 세련되고 멋져 보인다. 특히 여름엔 더더욱. 이번 시즌 랑방과 벨루티를 비롯한 루이 비통에서는 복숭아뼈가 살짝 보이는 크롭트 팬츠에 스니커즈와 샌들을 매치해, 마치 리조트 룩 같으면서도 웨어러블한 럭셔리 맨즈 웨어를 제안했다. 발목이 훤히 보이는 짧은 기장 혹은 돌돌 말아 올린 수트 팬츠를 당장 시도하기 부담스럽다면, 캐주얼한 코튼 팬츠부터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평소 즐겨 입는 진(jean)이나 편안한 실루엣의 치노 팬츠도 좋다. 이번 주말엔 바지 밑단을 돌돌 말아 접어 올려 스니커즈와 함께 가볍게 매치해보자. 여기에는 발목까지 올라오는 답답한 양말보다는 신발을 신었을 때 보이지 않는 덧신을 신는 것이 포인트!
Trend 4_Minimal Workwear 몇 시즌째 레트로 경향이 이어지며 남성 컬렉션에 점프 수트 룩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본래 점프 수트는 항공복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상의와 팬츠가 하나로 이어진 올인원 룩으로 아웃 포켓과 벨크로, 엘라스틱 밴드 등의 디테일로 꾸며져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스타일은 이런 복잡한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한, 1980년대 뉴 미니멀리즘에서 영향을 받은 심플한 디자인이 포인트. 점프 수트는 매 시즌 디자이너들의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는 핫한 패션 아이템이지만, 사실 일상 리얼 웨이에서 스타일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럴 땐 상의와 하의를 동일한 컬러와 소재로, 마치 하나처럼 보이게 연출하는 방법이 있다. 라이트한 컬러의 코튼 셔츠와 팬츠를 매치해, 클린한 느낌을 자아내면서도 부드러운 미니멀함을 강조한 질 샌더 S/S 2017 맨즈 웨어 컬렉션이 대표적인 예.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발렌티노도 마찬가지. 미니멀한 코트와 재킷, 아우터와 셔츠 등 베이식한 아이템과 함께 포멀한 뉘앙스의 점프 수트 룩을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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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5_Suitable Shirt셔츠 대신 티셔츠만 갈아입어도 트렌디해질 수 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 에르메네질도 제냐와 보테가 베네타, 루이 비통, 구찌 등 너나 할 것 없이 대부분의 남성 컬렉션 런웨이에서 포멀한 수트와 캐주얼한 티셔츠의 조화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 룩의 장점은 도시와 여행지에서도 두루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에르메스는 폴로 셔츠와 함께 수트 스타일링을 보여줬는데, 셔츠 단추를 끝까지 채우면 격식을 갖춘 하드한 느낌으로, 단추 하나를 자연스럽게 풀어헤쳐 V넥 스웨터처럼 연출하면 리조트 룩으로 금세 변화를 줄 수 있다. 이처럼 스리피스 수트에도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파나마 햇만 더하면 당장이라도 떠나도 좋을 우아한 리조트 룩을 완성해줄 것이다. 이번 시즌 트렌드 키워드를 가장 웨어러블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바로 ‘티셔츠’가 아닐까?
Trend 6_Scarf Swag 이번 시즌 남성복 컬렉션에서는 타이 대신 스카프 액세서리를 매치해 데일리 룩뿐 아니라 가벼운 홀리데이 룩으로도 즐길 수 있는 스타일링을 강조했다. 스카프는 매년 봄, 여름 남성 컬렉션의 단골 소재이지만, 액세서리로 활용하는 스타일은 매번 조금씩 다르게 제안된다. 지난여름엔 기본 테일러드 재킷 위에 스카프를 길게 늘어뜨린, 다소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에르메스와 까날리, 엠포리오 아르마니에서 보여준 것처럼 스카프를 밴드같이 목에 감은 스타일이 주를 이룬다. 또 화려한 프린트 패턴으로 장식성이 추가된 스카프도 등장하는데, 이는 카우보이를 연상시키는 웨스턴 넥 랩 스타일로 포인트를 준 구찌의 룩을 참고하면 된다. 벨트가 있어야 할 곳에 힙색을 감고, 타이 대신 아무렇게나 휘두른 스카프로 수트의 딱딱함을 덜어낸 살바토레 페라가모 역시 색다른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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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7_Great Grey올봄 가장 손쉽게 우아해질 수 있는 룩은 바로 올 그레이 수트다. 칙칙하게 웬 회색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시즌 제안하는 회색은 실버에 가까운 라이트 그레이로, 캐주얼과 포멀 룩을 넘나들며 새롭게 잇 컬러로 떠올랐다. 봄이라고 꼭 파릇하고 생동감을 주는 색만 입으란 법은 없다. 특히 매일같이 수트만 입는 이들에겐 컬러풀한 룩은 그림의 떡이란 표현이 딱일 정도로 현실적으로 소화하기 힘들기에 이번 시즌 잇 컬러로 선정된 그레이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마이클코어스와 보테가 베네타에서 선보인 것처럼 울이나 코튼, 리넨이 섞인 소재의 수트에 회색 티셔츠나 얇은 니트를 함께 매치해보자. 봄에 입는 회색은 겨울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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