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06, 2022
글 고성연
Space in Focus
요즘 서울 도심의 거리를 보면 공터나 빈 건물에 크고 작은 화랑(畫廊)이 들어서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미술품에 지갑을 여는 문화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미술품 수집이 가능한 여력이 생기는 경제적 수준이라고 여겨지는데, MZ 세대가 주도하는 ‘아트 테크’ 열풍까지 불고 있는 만큼 당연한 ‘자본’의 흐름일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시대에 상대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게 된 서울 아닌가. 여행에 대한 규제가 점차 풀리면서 ‘보복 소비’ 효과가 ‘외유’로 쏠리면 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없지만, 도시 풍경을 수놓은 ‘예술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 건 사실이다.
#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 스페이스_청담동의 ‘뉴 페이스’ ‘아시아 현대미술’을 세계에 알린다는 기치를 내세운 대형 갤러리 탕 컨템포러리 아트가 서울 청담동에 공간을 마련했다. 동시대 미술계에서 늘 화제를 몰고 다니는 반체제 작가로 현재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도 대규모 개인전을 진행 중인 아이웨이웨이(Ai Weiwei)가 소속된 갤러리로도 유명한데, 세계 유수의 아트 페어와 비엔날레에 적극 참가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탕 아트 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송은아트스페이스 건물의 넓은 지하 공간(약 495m2, 1백50평)을 활용해 꽤 규모 있는 작품을 소화할 여건을 갖춘 탕 컨템포러리 서울은 첫 전시 작가로 ‘제2의 아이웨이웨이’로 일컬어지는 자오자오(Zhao Zhao)를 택했다. 중국 신장 출신인 작가가 중학교 때부터 가을 면화 수확 노동을 다년간 했던 개인의 기억을 약탈의 문명과 인권이라는 역사적 주제로 확장한 ‘Cotton’ 시리즈를 포함해 총탄을 맞아 깨진 유리판에 방사형 별 하늘 패턴이 인상적인, 체제의 억압을 비판하는 작업인 ‘Starry Sky’와 그 이후 이 같은 은유적 메시지를 유화와 자수로 재해석한 작품들 등 자오자오의 대표작과 신작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다음 전시 작가는 부산시립미술관 전시에 초대되기도 했던 중국 현대미술가 주진시(Zhu Jinshi). 탕 컨템포러리는 서울 진출과 더불어 우국원, 전광영 같은 한국 작가들을 전속으로 맞아들여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 지사를 이끄는 박혜연 디렉터는 “더 많은 한국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주 초점은 이들 작가의 해외 활동이라고.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 송은아트스페이스 지하 2층 현재 전시 자오자오 개인전 <평행지도(Parallel Affinity)> 전시 기간 4월 16일까지 홈페이지 tangcontempora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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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97년 방콕을 시작으로 베이징, 홍콩에 이어 지난 3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탕 컨템포러리 아트(Tang Contemporary Art). 아시아 최대 규모를 뽐내는 현대미술 갤러리로, 개관전으로 중국 신장 출신의 작가로 ‘제2의 아이웨이웨이’라 일컬어지는 자오자오(Zhao Zhao)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신장의 목화를 주제로 해 인권 문제로 주목받은 ‘면화’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Photo by SY Ko 2 중국 정부에 맞서는 반체제적 메시지와 개인의 자유 의지를 주장하는 작품을 주로 해온 자오자오는 2020년 루이 비통의 ‘아티카퓌신’ 프로젝트의 협업 작가로 선정되기도 하고 최근 상하이 롱 미술관에서의 전시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Photo from 탕 컨템포러리 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