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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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01, 2010

에디터 권유진

여행에 대한 설렘과 즐거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특히 자신만의 추억이 담긴 여행지라면 더더욱 그렇다. 책 <네 개의 도쿄>는 도쿄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진 4인이 풀어낸 도쿄 여행 에세이다. 이는 도쿄 때문에 울고 웃었던 기억, 그를 통해 얻은 교훈과 따뜻한 감성을 개성 강한 필자들의 시선으로 담은 신선한 여행 책이다.





누군가에겐 별 볼일 없는 일상의 도시가, 어떤 이들에겐 그곳의 사소한 것조차 그리움과 추억의 대상이 될 만큼 특별한 장소로 다가온다. 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그곳을 여행한 사람의 성향이나 시선에 따라 각기 새로운 모습으로 기억되는 여행은 참 묘하고도 재미있는 경험이다. 책 <네 개의 도쿄>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다른 직업과 가치관을 가진 4명의 개성 넘치는 스페셜리스트들이 도쿄라는 도시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은밀한 사연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써 내려간 여행 에세이다. 서점에 가면 식상한 내용과 정보를 담은 수많은 도쿄 여행 책을 만날 수 있지만 <네 개의 도쿄>는 일반 여행 책과는 차원이 다른 감성이 묻어나는 책이다.

이는 자세한 정보와 지도가 나열된 정보성 여행 책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각 필자만의 맛깔스럽고 개성 있는 문체와 마치 누군가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 편안하고 안정된 구성은 도쿄에 가기 전, 비행기 안에서 가볍게 읽기에 제격이다. 비록 도쿄 여행을 계획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이미 도쿄를 경험해본 사람에겐 아련한 추억을, 도쿄에 가보지 않은 이들에겐 신선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여행에 대한 흥분제 역할을 한다. 아트 디렉터 용이, 패션모델 이유,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재은, DJ 휘황, 이 4명의 필자들이 도쿄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찾아낸 보물과도 같은 장소들은 도쿄를 자주 오가는 이들에게도 다시금 도쿄 여행을 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용이 감독이 전하는 도쿄에서 가구 사서 서울로 배달하는 팁, 3백 년 전통의 문구점 규코도에서 예쁜 편지지 세트를 구입한 에피소드, 건담 카페에서 기나긴 줄을 서서 맛본 건담 붕어빵 이야기 등을 읽어 내려갈 때면 그의 귀여운 행보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지도 모른다. 패션모델 이유는 패션 업계에 종사한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그녀만의 센스를 담아 다양한 패션 서적을 읽을 수 있는 셀렉트 서점부터 도쿄 곳곳에 숨어 있는 패션 숍과 빈티지 숍 정보들을 전달한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박재은은 도쿄에서 가볼 만한 가격대별 맛집 정보를 소개하는데, 특히 여행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 그녀가 제안하는 7백엔 미만의 맛집 리스트는 도쿄 여행 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정보다. DJ 휘황은 그만의 도쿄 클러빙 트립을 제안, 그동안 몰랐던 도쿄 나이트 문화에 대해 새롭게 눈뜨게 한다. 바쁜 일정으로 여름휴가를 미처 가지 못했다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의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쯤엔 마음 한구석이 도쿄 여행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찰 테니 말이다. 스타일 조선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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