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05, 2014
에디터 이예진(피렌체 현지 취재)
매년 1월과 6월이면 피렌체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복 박람회 ‘피티 워모(Pitti Uomo)’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멋쟁이 남자들로 떠들썩하다. 지난 6월, 무더위를 불사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지게 차려입은 신사들의 패션을 향한 열기로 들끓는 생생한 현장을 목도했다.
1 ~ 2, 4 ~ 6 최대 규모의 남성복 박람회인 만큼 패션에 정통한 남자들이 가득하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수트를 차려입은 이들의 필수품은 선글라스. 나이가 지긋한 분들도 컬러풀한 타이와 행커치프를 과감하게 매치하고, 셔츠 단추를 풀어 남자다운 멋을 드러내기도 한다. 여름인 만큼 화이트나 블루, 밝은 베이지 톤 수트와 팬츠가 강세를 보이며, 복숭아뼈 위까지 오는 팬츠와 맨발에 로퍼를 신는 방식은 이곳의 공식 스타일링.
3 세계적인 패션 디렉터 닉 우스터(Nick Wooster)가 이탈리아 브랜드 라르디니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수트를 입고 미소 짓고 있다.
7 피티 워모의 헤비 스모커. 예사롭지 않은 니트 타이와 서스펜더, 여러 개의 팔찌를 레이어드한 고난도의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네이비 더블브레스트 재킷과 베이지색 치노 팬츠지만 밝은 색 행커치프와 태슬 슈즈 덕분에 자연스러운 멋이 묻어난다. 의식하지 않는 듯 무심한 태도도 한몫한 듯. 블랙보다는 확실히 브라운 컬러의 슈즈가 사랑받는다. 디자인 역시 레이스업보다는 몽크 스트랩이나 페니 로퍼가 많은 것도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다.
3 세계적인 패션 디렉터 닉 우스터(Nick Wooster)가 이탈리아 브랜드 라르디니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수트를 입고 미소 짓고 있다.
7 피티 워모의 헤비 스모커. 예사롭지 않은 니트 타이와 서스펜더, 여러 개의 팔찌를 레이어드한 고난도의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네이비 더블브레스트 재킷과 베이지색 치노 팬츠지만 밝은 색 행커치프와 태슬 슈즈 덕분에 자연스러운 멋이 묻어난다. 의식하지 않는 듯 무심한 태도도 한몫한 듯. 블랙보다는 확실히 브라운 컬러의 슈즈가 사랑받는다. 디자인 역시 레이스업보다는 몽크 스트랩이나 페니 로퍼가 많은 것도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다.
피렌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남성복 박람회, 피티 워모
4대 패션 위크만큼이나 남성복업계의 큰 행사로 꼽히는 ‘피티 워모(Pitti Uomo)’.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1년에 두 번, 1천 개에 이르는 남성 패션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며, 멋지게 차려입은 남자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최대 규모의 남성복 박람회다. 10분간 런웨이에서 쇼를 진행하는 컬렉션이 프레스와 VIP, 셀러브리티만 참석하는 프라이빗한 성격이라면 이곳은 옷을 사고파는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현장에 가깝다. 브랜드 관계자를 비롯해 옷을 구입하는 바이어, 잡지 에디터, 일반인까지 참석하는 보다 열린 행사로 분류할 수 있겠다. 삼성동 코엑스나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페어처럼 건물 안에 부스가 수백 개 들어서 있는 방식을 떠올려보라. 1972년 이탈리아 패션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탄생한 피티 워모가 올해 86회를 맞았다. 뉴욕 패션 트레이드 쇼인 ‘캡슐 쇼’와 베를린에서 시작한 독특한 패션 박람회 ‘BBB’ 등도 패션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이벤트지만, 피티 워모에 역사나 인지도, 규모가 못 미치는 것이 사실. 비율로 따지자면 정통 클래식 수트 브랜드가 많고, 이어 캐주얼, 신발, 액세서리, 가죽, 타이까지 품목과 수량이 실로 방대하다. 이번 시즌엔 안경, 선글라스만 모아놓은 ‘팝아이(popeye)’ 섹션까지 공식적으로 추가해 패션 소품의 파이를 더 키웠다. 이탈리아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나폴리 수트의 명가 키톤을 비롯해 독일 빈티지 캐주얼 브랜드 클로즈드(Closed), 요트를 모티브로 한 이탈리아 브랜드 폴앤샥(Paul&Shark) 등등 나열한 이름만 보더라도 브랜드의 범주가 남다르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한국 디자이너로는 ‘Concept Korea’라는 이름 아래 고태용의 비욘드 클로젯, 홍승완의 로리엣, 이주영의 레주렉션 등이 참석해 높아지는 코리아 패션의 위상을 드러냈다. 굵직굵직한 빅 브랜드도 좋지만 부스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브랜드를 발견하는 기쁨 역시 피티 워모를 찾는 즐거움 중 하나. 매번 주제에 따라 달라지는 전시장은 2015 S/S 시즌에 ‘핑퐁(ping pong)’을 콘셉트로 탁구에 관련된 모티브를 동선마다 설치했다. 커다란 탁구채와 탁구대 오브제, 아다치 미쓰루의 만화 <터치>의 장면을 오려 붙인 벽면, 탁구를 즐기는 유명 인사의 장면만으로 연출한 흥미로운 공간으로 디자인했다. 또 피티 워모 하면 전 세계에서 모인 멋쟁이 남자들을 빼놓을 수 없다. 오죽하면 사람 구경하러 피티 워모에 간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니까. 화려한 컬러의 수트와 타이가 흔할뿐더러 40℃에 육박하는 날씨에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려입고 스트리트 포토그래퍼의 플래시를 당당하게 받는다. 잡지에서 금방 걸어 나온 듯 근사한 남자들이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이 생경한 풍경은 남성복 패션의 중심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매년 1월과 6월, 약 5일간 밤낮없이 이어지는 축제 기간에는 지정된 부스 외에도 도시 곳곳에서 이벤트가 열리기 때문에 스케줄표를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피티이마지네워모(PittiImmagineUomo)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신청만 하면 패션 관계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으니 세계적인 남성복 축제의 장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8 피티 워모의 헤비 스모커. 예사롭지 않은 니트 타이와 서스펜더, 여러 개의 팔찌를 레이어드한 고난도의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자칫 평범해 보일 수 있는 네이비 더블브레스트 재킷과 베이지색 치노 팬츠지만 밝은 색 행커치프와 태슬 슈즈 덕분에 자연스러운 멋이 묻어난다. 의식하지 않는 듯 무심한 태도도 한몫한 듯. 블랙보다는 확실히 브라운 컬러의 슈즈가 사랑받는다. 디자인 역시 레이스업보다는 몽크 스트랩이나 페니 로퍼가 많은 것도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다.
9 포멀한 화이트 셔츠와 타이, 베스트에 카무플라주 패턴 재킷을 똑같이 입고 마치 쌍둥이처럼 등장한 남자들.
10 모자는 신사의 필수품. 캐주얼 룩이나 수트 룩에 매치한 베레모와 페도라가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인다.
11 ‘Concept Korea’라는 이름 아래 단독 건물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한국의 디자이너들. 현지 프레스와 관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왼쪽부터) 레주렉션 이주영, 제이쿠 최진우, 뮌 한현민, 오디너리 피플 장형철, 병문서 서병문, 로리엣 홍승완, 비욘드 클로짓 고태용.
12 , 13 턱수염도 패션의 일부로 여기는 이들. 행커치프는 수트 룩에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화려한 페이즐리 무늬의 재킷이 카리스마를 더한다.
9 포멀한 화이트 셔츠와 타이, 베스트에 카무플라주 패턴 재킷을 똑같이 입고 마치 쌍둥이처럼 등장한 남자들.
10 모자는 신사의 필수품. 캐주얼 룩이나 수트 룩에 매치한 베레모와 페도라가 스타일의 완성도를 높인다.
11 ‘Concept Korea’라는 이름 아래 단독 건물에서 컬렉션을 선보인 한국의 디자이너들. 현지 프레스와 관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왼쪽부터) 레주렉션 이주영, 제이쿠 최진우, 뮌 한현민, 오디너리 피플 장형철, 병문서 서병문, 로리엣 홍승완, 비욘드 클로짓 고태용.
12 , 13 턱수염도 패션의 일부로 여기는 이들. 행커치프는 수트 룩에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화려한 페이즐리 무늬의 재킷이 카리스마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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